


담배 연기 한 모금 삼킬 때의 그 느낌, 드라마는 중독이다.
그러나 드라마를 보고 난 후에는, 무엇일까.
밤새 마음이 지쳐서 어둠에조차 위안을 받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맞이해야 하는 그런 아침.
그런 아침을 반갑게 맞이해주는 것은 마지막 남은 16회였고.
감기로 아파, 육체를 데리고 있기 힘들었던 오늘
그래도 나를 위로해주는 것은 OST.





세상적인 기준에서 '성공'이란 무엇을 이루는 것이고 '실패'란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연애에서 '성공'이란 '결혼'에 골인하는 것일까? 결혼에 골인하지 못한 연애는 결국 '실패'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럼 세상 모든 사람들은 연애에서 수많은 실패를 하고 단 한 번의(혹은 두번의 또는 더 많이) 성공을 거두는 꼴이다.
세상은 결과로만 말하라고, 더이상 과정 따위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아직도 사랑하고 사랑받는 과정을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들은 '실패'할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사랑한다. 성공을 거둘 마지막 단 한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계속 시도한다. 그 사람이 언제 어떻게 나타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연애에서 실패와 성공의 가능성은 언제나 미지의 세계에 존재하기에 그 끝을 알 수 없다. 그 끝을 모르기에 약속이라는 것을 하고, 함께인 미래를 그린다. 분명한 사실은 지킬 수 없는 약속과 함께이지 않은 미래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수많은 실패 끝에 사람들의 80~90%는 성공을 한다. 그 성공의 확신이 있기에 연애의 실패는 견딜 수 있는 것일까.
연애든, 인생에서 무엇을 성취하는 것이든 같은 이치다. 가능성이 미지수라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인생의 성패가 좀 더 두려운 이유는 '희미한 확신'때문이 아닐까 싶다. 연애는 수많은 실책이 있더라도 종국에 어딘가에 내 짝은 있다는 확신이 강하게 존재하지만, 인생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져가는 확신을 뚜렷하게 새겨놓을 필요가 있다.
이렇게 삶이 끝나버리는 것은 아닐까,
결국에는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또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하더라도,
한 번 더 손을 붙잡고
한 번 더 손을 내밀어 보는 일이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겠지.
이번엔 이루어질지도 모르니까.
단지 사랑이라는 한 단어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에게 사표를 쓰기란 어려운 일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몇 번을 쓰고 물리고 쓰고 물린 사표를 우리는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늑했던 품을 떠나 떠밀리듯 정글 세계로 다시 나왔고, 절벽으로 내몰린다. '강해지렴, 좀 더 독해져야해'라는 마지막 말이 귀를 맴돈다. 나는 아직 실감하지 못하고 감정을 유예하고 있는 중이다. 속시원히 쓰러질 수도 없고 속시원히 울 수도 없다. 지금은 강해져야 해. 지금은 그래야만 해. 현실논리와 당위에 압도된다.
아프지 않다.
다만 내가 사랑했던 것들 모두 폐허가 되는 사실이 슬프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사라지겠지.
최근 덧글